새로운 아침입니다.

새롭다는 것은 신선하고 희망찹니다.

비록 팍팍하고 고단한 삶일지라도,

아침은 희망이 가득합니다.

희망찬 맘으로 힘차게 출발합니다.

 2006년 11월, 집값이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을 때입니다.

부동산시장의 최고점이었다는 그때입니다.

K씨는 둔촌주공 34평(지분 小) 소유주입니다.

오랫동안 망설인 끝에 아파트를 팔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연초 8억 중반이던 것이 10억이 되자 내린 결정입니다.

인근 잠실주공이 재건축되는 것을 보면, 더 큰 차익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과감히  팔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양도세 비과세 특례가 2006년 말까지 적용된 점도 동기유발이 됐습니다.

당시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를 2006년 12월 31일까지 인정하던 부동산특례조항에 따른 것입니다.

 광진구의 집을 팔고 온 매수자는 둔촌주공이 재건축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판단으로 투자한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주변 환경이 좋아, 낡은 것 빼고는 살기에도 나무랄 데가 없이 맘에 든다고 했습니다.

동향이긴 해도, 일자산과 자연습지를 포함한 녹지의 전경이 너무 좋다고 행복해 하는 표정입니다.

무엇보다 단지 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정평이 나있어 흡족하다는 것입니다.

 계약은 순조롭게 끝났습니다.

10억에서 한 푼도 깎을 수 없다는 집주인과 인사치례는 해줘야하지 않느냐는 매수자간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나이 지긋한 K씨의 양보로 200만원을 깎아 9억9800만원에 계약이 됐습니다.

만족한 표정의 K씨는 '후련하다. 이제 미련은 없다. 집값이 2억이 올라도 후회는 없다'는 말과 함께  총총 걸음으로 돌아서는 모습이 숙제를 끝낸 홀가분함을 넘어 멋스럽기까지 합니다.

 집값은 계속 오릅니다.

매물을 찾는 매수세는 끊이지 않는데 매물은 가뭄에 콩 나듯 합니다. 그나마 나온 매물에 막상 흥정을 할라치면 여지없이 딴소리를 냅니다. 집주인들이 말입니다.

12월 중순은 절정에 이릅니다. 10억 후반에 몇 건이 거래됐고 11억 4500만원(지분 大)에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12억이니 13억이라는 소문이 횡횡합니다.

그 소문 탓인지 K씨가 연락이 왔습니다.

해약을 하고 싶다고. 해약을 하고 다시 팔아도 이익이 될 것 같다고. 며칠을 막무가내로 속을 썩이더니 제풀에 잠잠해 졌습니다.

소문인걸 알게 됐는지, 아니면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해프닝은 끝났습니다.

계약일의 그 멋진 모습은 이미 망신창이가 된 채로 말입니다.

2006년 최고점에, 잠시 시장이 미쳤을 때 얘깁니다.

이듬해, 그러니까 2007년 이후 집값은 제정신을 찾습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부동산시장에서 집값이 오르내리면서 그 욕심들은 주체할 줄 모르고 활개를 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그 욕심 때문에 때로는 희열을, 때로는 발등을 찍습니다.

욕심을 낸다고 다 그것이 채워지지 않는 게 부동산투자입니다.

욕심껏 다 된다면야 욕심을 한없이 부려도 좋을 일입니다.

하지만 들쑥날쑥 시장이, 그것을 허용치를 않습니다.

오히려 속만 끓이다 일을 실속도 못 차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2006년과 지금이 비슷한 양상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바닥을 찍고 회복국면에 접어든 측면에서 그 판단은 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내년이후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집값 불안이 예고된 상황을 고려할 때,

2006년의 급등세는 아닐지라도 완만한 상승에 대한 기대는 무리가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바닥을 다진 시장이 집값을 올렸습니다.

그때 10억 후반까지 팔렸던 게 8억 중반까지 내렸다가 지금 9억입니다.

하지만 발목에 찬 물만 볼 것이 아닙니다.

발목 다음은 무릎, 상투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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