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풍은 어느 새 앙상한 나뭇가지를 찾습니다.

아직은 조심스레 뒤꿈치를 살짝 든 모양새지만

금새,

심난한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들락대겠지요.

제 세상 만나듯, 제집 드나들듯 말입니다.

그래봤자 겨울 한철 반짝하고는 그만일 테지만 말입니다.

 멈칫 선, 낌새를 차린 모양입니다.

어제 오늘, 일부 신문보도가 무슨 신기한 거라도 발견한 듯 호들갑을 떱니다.

12월 들어 열흘 이상이나 주춤하는 모습에 새삼스럴 것도 없는데 큰일이라도 난 듯 걱정이 태산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움츠리고 있다고. 열기가 지난달과는 영 딴 판이라고.

게다가 구체적인 하락 사례까지 들먹이며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 하다는 것으로, 아예 지난달과 비교해 내림세가 심화되고 있다는 친절한 전망까지 덧붙였습니다.

늘 그렇듯 전형적인 뒷북치는 모습입니다.

 보도 어디에도 기지개를 켰다는 소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12월 들어 주춤하는 모습은 맞지만 투자자의 관심이 줄지 않는다는 것도,

지난 토요일 그들로 인해 다시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했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며칠 뜸하니 부동산 시장이 김이 빠졌다는 것이고 게다가 당분간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하면서도 특유의 물 타기 전략은 꼭 있습니다.

말미에 '내년엔 입주물량이 급감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회복세로 돌아 설 것'이라고 전문가의 전망을 슬쩍 끼워 넣으면서 말입니다.

늘 그렇기는 하지만, 좀, 그렇습니다.

 12월 들어 주춤한 탓에 다소 가격을 낮춘 매물이 팔렸습니다.

변한 것은 급매물이 팔린 것뿐이 아닙니다.

매수문의도 방문객도 다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어젯밤 늦게 방문한 젊은 수요자는 재건축이후 45평 배정을 원합니다.

가족을 대표해서 첨병을 자처한 처집니다.

가락시영과 둔촌주공을 비교해서 결정할 것이라 했습니다.

1시간여의 학습(?)끝에 일반분양분이 많아 조합원 부담이 적고 지하철9호선 역세권의 둔촌주공으로 결심을 굳히게 됐습니다.

부모님에게 브리핑(?)해서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취·등록세 인상 등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일어서는 젊은이의 눈엔 광채가 납니다.

표정이 환합니다.

마치 생각지도 않던 횡재를 할 때의 그런 표정 말입니다.

 부동산시장은,

늘 탄탄대로(坦坦大路), 승승장구(乘勝長驅)하지는 않습니다.

오를 때도 내릴 때도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숨 가쁘면 쉬었다가는 우리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쉬었다가 곤두박질 하기도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뛰기도 합니다.

오랜 침체 끝에 어렵게 찾은 회복셉니다.

아무리 어렵게 찾은 것이라 해도 허망하게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는 아닙니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물량이 그렇고,

빨라진 재건축 진행이 그렇습니다.

지하철9호선으로 부쩍 높아진 미래가치가 그렇고,

미래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가격이 그렇습니다.

높은 무상지분율 때문에 낮은 추가 분담금이 그렇고,

많은 일반분양분으로 조합원들의 유리한 동 호수 배정이 더욱 그렇습니다.

최소한 둔촌주공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숨 한번 크게 쉬고,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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