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은 쉴 틈이 없습니다. 겨울 산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산이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칼바람 속 눈 덮인 소백산이 장관입니다. 온몸을 꽁꽁 싸맨 등산객들이 저마다 탄성을 지릅니다. 도심에 찌든 시커먼 응어리를 토해냅니다. 산은, 어린아이 응석 받듯 묵묵히 보듬고 받아냅니다. 의례 감내(堪耐) 할 숙명이라는 듯이. 고단한 당신 삶을 다 안다는 듯이.

시장은 정상을 찾았습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는 6만3192건으로  2006년 12월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입니다. 같은 달 평균 4만6104건 보다 37.1%나 증가한 것입니다. 

서울도 수도권도 2006년~2009년 같은 4년간 평균보다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급매물 위주의 거래이긴 해도 주택시장 회복을 점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인 거래량이 DTI규제 완화 이후 꿈틀거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상승전망이 줄을 잇습니다. 아직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회복 추세가 뚜렷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거래실종 상태에서도 급매물은 팔렸습니다. 거래량이 적어 가뭄에 콩 나듯 해서 그렇지 한 달에 여 나무 건은 팔렸습니다. 팔려도 가격은 움직이지 않던 시장입니다. 10월이 분기점입니다.

하루 한건씩 팔리던 추세에 급매물은 금 새 동이 났습니다. 일부 집주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매물을 걷어 들이거나 호가를 경쟁적으로 올립니다. 추격매수는 안한다면서도 다소 싼 매물은 여지없이 팔려 나갑니다.

가격은 어느 새 2000만원~3000만원 올랐습니다. 11월도 12월도 여전합니다. 아니 오히려 조금씩 더해갑니다.

그새 전세 값 상승으로 매수세로 돌아선 이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그들에게 소형주택을 판 이들은 강남권에 갈아타기를 시도합니다. 집값 상승 전망에 자금력이 있는 수요까지 부동산 시장을 두드립니다. 추세는 여전하고 전망은 밝습니다. 9억을 넘는 주택만 주춤할 뿐입니다.

지난 금, 토 양일간 팔린 것만 7건입니다. 1월 들어 팔린 게 벌써 27건입니다. 한 일주일 뜸하더니 걷잡을 수 없습니다. 2010년 1월 고점을 연상케 합니다.

아직 그때 가격에는 3000만~5000만 원 가량 미치지 못합니다. 게다가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에 유입된다는 분석까지 떠돕니다.

오는 3월 일몰되는 DTI규제 완화 해제가 관건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대출규제완화가 종료되면 매수심리가 식을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래량이 늘고 회복추세로 들어선 것이 8.29대책 때문이 아니란 이유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10월~12월 주택거래를 통해 부채는 소폭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주택 거래 시에는 매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대신 매도자는 담보대출을 갚게 돼 대출 손 바뀜만 일어날 뿐 전체 주택담보 대출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입니다.

2004년~20006년 집값 버블시기처럼  시세 차익을 기대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사례는 없단 것입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거래량이 늘어 시장의 회복세는 분명하지만 대출규제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DTI규제완화 일몰로 인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기준금리인상 이후 일주일간 침묵하던 시장입니다.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우려는 금 새 기대로 바뀝니다.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19일부터 4일간 팔린 게 12건, 하루에 3건씩입니다.

밀린 숙제하듯 거침없습니다. 잠시 딴생각에 주춤한 게 아깝다는 듯 기세가 맹렬하고 숨찹니다. 시장은 기대감에 들뜨고 긴장감까지 감돕니다. 흔히 2010년 1월을 직전 고점이라고 말합니다. 그때도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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