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 당초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을 줄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늘 그랬으니까요. 세월에 몽니 부리듯, 몇 번이나 장롱속의 외투를 들락거리게 했으니까요. 봄이 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기나 하냐는 듯 거드름을 피며 말입니다. 이미 저만치 서있는 봄은 애써 못 본 채 하면서. 가는 겨울 얘깁니다.

설 연휴가 길긴 길었나 봅니다. 일상에 복귀한지가 벌써 3일짼데 아직 정신 줄을 놓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무렴, 눈 비비고 기지개 켜고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려도 몇 번은 차릴 때가 지났으니 말입니다. 설 지나고 아직 집 팔렸다는 소식이 없으니 이상해서 하는 얘깁니다.

전화 문의도 여전하고 게다가 전문가들의 전망 또한 예사롭지 않은데 말입니다. 설 전 2월 1일, 1단지 22평이 8억3000만원에 팔린 것도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말입니다.

전문가들 뿐 만아니라 수요자들의 기대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중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7일 '부동산 114'가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 902명을 대상으로 '2011년 1분기 주택거래소비자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실수요자들은 최근 6개월간 주택가격이 올랐으며, 앞으로 6개월간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향후 6개월 안에 이사계획을 가진 응답자(전체의 25.0%)의 희망 주택규모는 99㎡미만을 중심으로 132㎡미만 중소형이 84.6%로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사한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교통·학군을 포함한 입지가 45.3%, 가격 27.4%, 주변 편의시설, 15.8% 등의 순이었습니다. 입지, 가격, 편의시설 중요도가 높았습니다.

매수희망 지역은 역시 개발호재가 있는 강남권이 많았고 특히 빠른 진행이 예상되는 강남권 재건축이파트가 높은 빈도를 보였습니다. 입지적 장점과 개발 가능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셈입니다. 전세 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거래가가 형성되면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2월 16일 기준금리인상과 3월말로 예정된 8.29대책 일몰 시한의 연장 여부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게다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최근 고덕주공 3단지 조합장 해임으로 불거진 무상지분율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기준금리인상과 대책연장 여부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입니다. 또한 강남재건축 시장에는 무상지분율 논란이 확산되면서 재건축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집값 상승전망에도 불구하고 저들 요인으로 인해 주택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입니다.

더 이상 주춤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 아침 시장의 반응은 어제와 또 다릅니다. 이제야 정신이 든 듯 빠르고 적극적입니다. 전화 문의는 늘고 집주인들의 탐색전도 빈번합니다. 절로 긴장감이 더 합니다.

하나같이 긍정적인 전망 때문입니다. 아직은 금리수준이 낮은 것도 그렇고 3월말 대책연장도 낙관적입니다. 무엇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강남권에 말입니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실수요자도 다 장밋빛 전망 일색입니다. 아직 찬바람이 여전한 지역이 있다는 데도 강남재건축에 쏠린 관심은 줄어들 기척이 없습니다. 진행이 빠른 데는 더욱 몰린다는 얘깁니다. 무상지분율 때문에 마음걱정할 일도 없습니다. 164%라면 강남권 최고 수준이니 말입니다. 잠이 덜 깨 잠시 주춤하는 게 무슨 대수냐는 것입니다.  금새 정신 번쩍 나게 바쁠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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