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습니다. 연두색 새봄이 왔습니다. 희망을 가득안고, 거친 겨울 이겨낸 자심감에 가슴을 쑥 내민 날은, 햇살이 마냥 따사롭습니다.

월요일 아침이 분주한 것은 일요일 하루 쉰 탓입니다. 특별히 바쁠 것도 없을 거 같은데도 늘 분주하고 쫓깁니다.

오늘은 특히나 그렇습니다. 월요일에다 12시에 방문하기로 한 약속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늘따라 아침부터 울리는 전화 응대에도 정신을 못 차릴 지경입니다. 12시에 전세 재계약을 마치고는 개인적인 약속까지 있습니다. 이사 가는 날이라 자리를 비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동향 한줄 스케치를 쓰기 시작한 것도 겨우 퇴근시간이 임박해서입니다.

오늘따라 아침부터 걸려온 전화의 대부분은 둔촌주공 소유자들입니다. 3단지 31평 소유자는 온가족이 함께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전망이 나쁘지 않아 적당한 가격이면 팔 생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2단지 22평 소유자는 3월 중에는 처분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일정까지 들먹이며 꽤 적극적입니다. 이글을 쓰기 직전에 걸려온 전화는 18평 소유잡니다. 역시 적당한 가격이면 팔고 싶다는 것입니다.

매수문의도 여전합니다. 몇 건의 전화가 재건축 진행 상황에 대한 문의가 있었고, 구체적인 가격을 물어온 이도 있습니다. 다른지역의 집을 팔아야 한다는 이도 있고, 자금은 있는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이도 있습니다.

잠실 파크리오 33평 소유자라는 이는 방금 전 통화를 끝냈습니다. 둔촌주공으로 갈아탄다는 계획입니다. 잠실파크리오를 팔아 45평 배정 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잠실파크리오가 9억5000만원~10억원이고 둔촌주공이 9억1000만원~9억6000만원이니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추가 분담금은 없고 오히려 3000만원~7000만원 환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에는 호기심이 절정입니다. 재건축 이후 미래가치는 둘 간(間) 차이가 없을 것이란 견해에도 적극적으로 공감합니다. 일단 방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며칠 뜸하다 해도 팔겠다는 문의가 오늘처럼 여러 건인 경우는 매우 드문 경웁니다. 파는 이유도 대부분 갈아타겠다는 것이어서  며칠 뜸한 시장 탓은 아닙니다. 강남재건축이 잠시 주춤한다는 보도에 놀라 서두는 모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보다는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에 다소간 목표치를 높여 팔겠다는 의사표시로 보아진다는 뜻입니다. 팔겠다는 가격이 시세보다 1000~2000만원 높은 게 그 징표입니다. 팔기는 파는데 그리 급할 건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 시세보다 싼 2단지 9억1500만원 25평은 팔렸습니다. 시장에 나온 지 하루만입니다. 시세보다 싼 매물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합니다.

시장은 뜸하지만, 시세보다 싼 매물을 찾는 수요자는 바쁩니다. 시장은 뜸하지만, 목표치에 미달한 가격에는 팔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은 월요일 아침부터 쉴 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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