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만큼 간절하거나 애틋하지는 않아도,

떠나는 찬바람 끝에도 연민은 있습니다.

겨울 끝자락의 애잔함이 묻어납니다.

상큼하면서 가슴을 아리는 맛은,

아쉬움 때문인가?

무상한 세월 때문인가?

 집값을 잡으면 전세 값이 오르고 전세 값을 잡으면 집값이 오르고.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런가하면,

금리를 내리자니 물가가 걱정이고 ,

물가를 잡자고 금리를 올리자니 대출이자 등살에 서민들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 합니다.

집값이 너무 올라도 걱정, 집값이 너무 떨어져도 걱정, 한 날 한 시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답답할 노릇입니다.

정부당국도 못해 먹을 짓입니다.

 한동안 회복추세에다 전문가들의 추임새까지 가세해가며 기세등등하던 주택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지난해 꼬박 일 년 가까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 10월 이후 고작 몇 달 반짝 하더니 말입니다.

오를 때도 강남 재건축이 앞장서더니 내릴 때도 역시 그들이 맨 앞입니다.

이젠 숫제 주택시장을 끌고 다니는 꼴입니다.

그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자리를 놓는 법이 없습니다.

오늘은 개포주공이, 내일은 가락시영이, 그리고 은마아파트가, 둔촌주공이 번갈아 나서는 식입니다.

이번은 개포지구와 가락시영이 아예 같이 나섰습니다.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 유보와 가락시영 종 상향 지연 등으로 말입니다.

9억 초과 취득세 환원 조치와 금리와 유가 인상의 악재가 합류한 탓도 있지만 결정타는 역시 그들을 따를 자가 없습니다.

당분간은 지존 자리는 확보한 셈입니다.

 오를 때나 내릴 때나, 대체로는 한치 앞을 분간키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 때마다 백가쟁명(百家爭鳴) 식으로 그럴듯한 전망이 분분하지만 지나고 보면 한낱 어설픈 푸념에 불과한 것이 태반이지만 말입니다.

어찌됐든 시장은 끝없이 오르지도, 끝없이 내리지도 않으면서 쉼 없이 움직이고 쉼 없이 변합니다.

순풍에 돛 단듯하다 가도 일순 태도를 확 바꾸기 일쑵니다. 

그만큼 팔고 사는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입니다.

누구나 신중하고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과까지 다 만족스런 것은 아닙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허탈해 하며 희비가 엇갈립니다.

 고수는 시장이 얼어붙을 때를 노려 매수를 저울질하지만 하수는 겁을 먹고 팔 생각만 합니다.

고수는 시장이 얼어붙을 때 더욱 신중하고 과감하지만, 하수는 소극적이고 성급합니다.

고수는 부정적인 전망과 긍정적인 전망을 고루 참고하지만 하수는 부정적인 전망에만 마음이 걸립니다.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참을성 없는 급매물이 빼 곳이 얼굴을 내밉니다.

하지만 아직 반색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보겠다는 빛이 역력합니다.

간혹 걸려오는 전화의 내용이 그렇습니다.

 공급부족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에 고수들 간에는 6월이니 7월이니 하며 집값 상승설이 회자된다고 했습니다.

그 전에 다시 강남권재건축이 앞장선다는 것입니다.

지금이 저울질하기에 딱 맞는 때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