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봄이 오기는 온 거야?

말꼬리엔 짜증이 잔뜩 배었습니다.

웬 놈의 봄이 이다지도 험상궂냐는 속냅니다.

사나흘이 멀다하고 심통을 내니 말입니다.

3월 들어 하루 이틀 반짝하곤 꽃샘추위니 하며 심통을 낸 것만도 벌써 서너 차롑니다.

4월이 낼모렌 여직까지 그 모양 그 타령이니,

짜증이 제대로 입니다.

그러다 미운털 박혀 찬밥 신세 되면 어찌 하시려고.

그리 우세 떨다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떠날 처지라도 돼버리면,

그 원망은 다 어찌 감당하시려고...

 날씨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아닙니다.

한술 더 뜨는 게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아예 한 겨울입니다.

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양지바른 쪽 녹았던 눈들이 다시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강남재건축시장은 부동산시장의 4번 타잡니다.

힘 좋고 기술 좋은 데다 팬들이 많아 부동산시장에선 당할 자가 없을 정돕니다.

탁월한 입지를 기반으로 높은 미래가치가 예상되는 때문에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 부동산 시장의 4번 타자로서 역할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탄탄한 입지로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습니다. 혹여 잠시 흔들리다가도 금 새 제자리를 잡습니다.

내 자리는 누구도 절대 넘볼 수 없다는 듯 말입니다.

 그들이 쓰나미를 만났습니다.

숫한 어려움에도 꿋꿋이 제 몫을 하던 그들입니다.

계획이 유보되고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일이긴 해도 결코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동에서, 리비아에서, 정국불안으로 야기된 유가 인상이 거들기는 했지만 치명타는 정작 다른데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강진에 잇따른 쓰나미로 쑥대밭이 돼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이 난리에 당장 집사는 게 급하냐?'며 부동산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쓰나미가 한반도까지 덮친 셈입니다.

 수요자들의 심리적인 위축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뚜렷합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과 직접 관련 없는 사건이라도 국가·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파괴력이 크다는 것이고 그만큼 부동산 시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진단입니다. 원래 전쟁, 공황, 자연재해처럼 생존과 관련된 큰 문제가 닥치면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도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게 당연하다며 시장이 강세일 때는 충격을 덜 받지만, 약세일 때는 충격이 더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엎친 데 겹친 격이라 충격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거래는 없고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둔촌주공 얘기지만 다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라 해도 나을게 없습니다.

둔촌주공은 진행에 차질이 없는 탓에 그나마 다소 나을 뿐입니다.

개포주공, 잠실5단지 등의 5000만~6000만원 떨어진 상황보다야 그래도 1000~2000만 원 정도로 그나마 났다는 것이지만, 사실은 그 나물에 그 밥일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매물이 턱없는 가격에 쏟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 주말 전후해서는 저가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의 전화가 소폭 늘었습니다.

아직 살 때는 아니라면서도 사뭇 진지한 태돕니다.

그들에게선 모름지기 사냥감을 발견한 노련한 포수의 직감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말입니다.

 서둘 일은 아닙니다.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3월말 일몰시한이 만료된 DTI규제 완화 연장여부에 따라서는 상당기간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건축 진행이 순조로운 단지인 경우는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기 보다는 완만한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대감 때문에, 다소 싼 매물들은 팔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다소 연장된다 해도 싼 매물 중심으로 팔리면서 일정한 가격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7월~8월 꽁꽁 얼어붙었을 때를 반추해보면 말입니다.

 욕심을 버릴 때입니다.

지나친 욕심만 버린다면, 기회는 다시 눈앞에 섰습니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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