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는 참 좋겠습니다. 사는 게 팍팍하고 답답할 땐 펑펑 울어 제칠 수 있으니, 억장이 무너지게 괴로울 땐 꺼이꺼이 다 토해낼 수 있으니, 아무리 속 틀리고 분통 터져도 천둥치고 번개치고, 고래고래 소리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보금자리가 주범이면 공범인 셈입니다. 매번 발목만 잡는 국회 말입니다. 이번에도 보기 좋게 뒤통수를 갈겼습니다. 탈진상태의 부동산 시장이 목을 빼고 있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말입니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에 한해서라도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주자는 절충안을,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집값 상승만 부추긴다고, 민주당이 반대했습니다.

보금자리 주택지구 개발에 민간 참여를 허용하고, 민간 보금자리주택을 도입하는 내용의 보금자리 특별법 개정안도 야당의 반대로 물 건너갔습니다. 민간건설사에 특혜를 준다는 논리에 밀려 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시기를 조정하는 법안마저 6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건설업계는 주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상한제 폐지는 집값을 올리기보다는 주택공급기반을 마련해주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며 6월 상한제 폐지만 학수고대하던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물량을 축소할 것으로 유려 된다. 고 말했습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 목표달성이 더욱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 며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부동산시장에 원성이 자자합니다. 주택·건설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을 무시하기로 작심을 한 게 아니라면 어찌 이럴 수 있냐는 것입니다.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텐데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깁니다.

아무리 내년 선거를 의식해도 그렇지 이건 해도 너무한 게 아니냔 것입니다. 이러니 매번 포플리즘이라는 비아 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냔 소립니다.

 침체가 가중된 데다 국회까지 난장을 친 꼴이니, 당분간은 피해갈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매불망 6월 국회만 바라보던 시장이 오히려 뒤통수를 맞은 셈이니, 자칫 정신을 놓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집값은 이미 지난해 여름 저점에 이르렀는데도 앞길이 캄캄하니 느는 이 한숨뿐입니다. 보금자리가 주범, 국회가 공범. 그들이 망가뜨린 부동산시장이지만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습니다.

한두 번 당해본 일도 아닙니다. 바닥 갔다 천당 갔다 늘 상 롤러코스트 타는 게 이 바닥 아니던가요?

이보다 더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오뚝이처럼 일어서지 않았던가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양반도 상 양반 아닌가요? 부동산 시장치고 계속 꼬꾸라지기만 한 거 보셨나요?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은 법은 다 아는 얘길 테고요. 캄캄하기는 동트기 직전이 제일이라면서요.

집권 4년차에는 집값 떨어진 적도 없다면서요. 내년이면 선거가 줄줄 하다면서요. 표심 잡는데 부동산만한 게 없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