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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후 10년 넘게 걸리는데…재건축 집주인 '팔지 말란거냐'

2021-06-10 매일경제

조회 4,046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재건축·재개발 새 규제 발표

조합원 지위양도 시점 앞당겨
투기수요 유입 차단 의지

양도시점 명확한 규정 없어
정비사업 시장 대혼란 우려

적용 안받는 단지에 수요 몰려
또 다른 풍선효과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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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정책 협력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기를 크게 앞당긴 이유는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비사업을 진행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지만 투기 수요가 붙어 시장이 불안해지는 현상은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시장에 한바탕 혼란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재건축·재개발은 추진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많아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간을 가늠할 수 없는데 지위 양도가 금지될 경우 조합원들이 재산권을 상당 기간 제한받기 때문이다. 정부가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정확하게 규정짓지 않아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부분도 문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시도지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 지위 양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을 9월까지 개정해 시도지사가 재건축 단지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부터, 재개발 구역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부터 기준일을 별도로 정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있는데, 지자체가 의지가 있다면 이 시기를 훨씬 당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재건축 단지가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했을 경우 이후 주택을 매입해도 조합원 분양을 받지 못하게 된다. 단 정부는 사업이 장기 침체돼 집주인들이 재산권 행사를 침해받을 경우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를 허용하기로 했다. 예외 사유는 안전진단 통과나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 설립 이후 2년간 사업이 다음 단계로 진척되지 못했을 때다. 단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구역은 예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1가구 1주택 10년 보유, 5년 거주 △조합설립 이후 3년간 사업시행인가 미신청 △사업시행인가 이후 3년간 미착공 등 기존 예외 조항도 적용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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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발업계에선 개정된 법안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재산권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최근 재건축 일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경남아파트·신반포3차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에서 조합설립까지 모두 13년이 걸렸는데 이번 규제가 적용되면 조합원들은 13년을 앞당겨 지위 양도를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 가능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예외 조항을 만들었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여러 측면으로 재산권을 행사하기가 불리해진다"며 "사정이 있는 집주인들이 주택을 팔고 나갈 수 있는 출구를 더 정교하게 마련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소송과 사업 절차상 이견으로 정비사업 기간이 장기화하는 사업장은 주택 처분에 제동이 걸린 소유주 불만이 커지고, 재산권 침해에 대한 반발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시점을 정확하게 규정짓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안전진단을 통과해도 어떤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고, 다른 곳은 허용이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강화된 규제를 받지 않은 단지로 일시적인 '풍선효과'가 일어날 우려가 존재하는 셈이다. △안전진단 통과~조합 설립 이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관리처분인가 전 재개발 단지 처리 문제도 불투명하다. 국토부와 서울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기존 규정을 적용받지만 투기 우려 등이 심할 경우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시점을 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언제든 전매제한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뜻이라 장기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일경제신문사가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을 조사한 결과, 위 조건에 해당하는 재건축 단지는 46곳, 재개발 단지는 145곳에 달한다. 재건축 아파트는 대치 은마아파트, 목동 6단지 등이 해당하고 재개발 구역은 성수 한남 노량진 등 서울 주요 지역이 대부분 포함된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일각에선 그동안 주춤했던 새 아파트 쏠림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가 조합원 양도 조건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가 곧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번 조합원 양도 규제 강화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질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서울시 입장에선 양도 제한 강화가 걸린 시점부터 더욱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 사업 속도는 여러 요소가 얽혀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 김태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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