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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얼어붙는 서울 아파트…'호가 낮춘 매물도 안팔려'

2021-11-01 매일경제

조회 931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정부의 고강도 '돈줄 옥죄기'에 주택시장 관망세 짙어져
매수심리 7주째 내리막…전문가 "내달 금리 인상 등 변수"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로 '돈줄 옥죄기'를 본격화하면서 주택시장의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서울 등 규제지역내 시가 6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2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DSR이 앞당겨 적용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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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출 규제에 서민들만 피해"…서울 중저가 아파트 시장도 위축

서울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 상계동 일대 중개업소는 주말에도 쥐 죽은 듯 조용한 분위기였다. 잇단 대출 규제 강화 조치로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31일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집값이 단기에 급등한 데 따른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대출까지 더 막는다고 하니 매수자들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는 것 같다"며 "간혹 사정이 급한 집주인이 호가보다 1천만∼2천만원씩 싼 매물을 내놔도 살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이 중개업소 사장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은 결국 부자들이 아닌 서민인데 DSR 문턱을 더 높이면 결국 서민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셋값은 두 배로 올려놓고, 대출을 막아 내 집 마련도 어렵게 하는 등 서민들만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봉구 도봉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지난달부터 조짐을 보이더니 이달 들어 매수심리가 더욱 꺾이는 분위기"라며 "내년에 전세대출도 어찌 될지 모른다고 하니 임차인들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권도 조용하긴 마찬가지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는 게 느껴진다"며 "집값이 높아 원래도 대출이 안 되는 곳이지만, 정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집값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거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사정이 급한 집주인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싼 급매물도 내놓고 있지만, 거래 자체가 쉽지 않다.

서울 인근 경기 광명시 철산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 사정으로 연말까지 매도해야 하는 급매물이 시세보다 8천만원 싸게 나왔는데 매수자들이 쉽게 달려들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출이 안 되다 보니 그나마 거래되는 것은 전세를 끼고 사는 물량이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달 들어 이뤄진 2건의 거래는 무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매수한 것들"이라며 "대출이 안되다 보니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전세를 끼고 일단 사두고, 추후 입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실·대치·삼성·압구정·여의도·목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내 주민들은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거래도 안 되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입주자만 매수할 수 있다 보니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도 집을 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거에는 이 지역 중개업소마다 한 달에 한 건 정도 매매 거래를 했다면 올해 들어선 1년 내내 한 건 거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때문에 집이 안 팔려서 힘들어하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앙천구 목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는 전혀 풀릴 기미가 없는데 토지거래허가 규제만 지속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 매수심리 7주째 하락…내달 금리 인상 등 변수

전문가들은 최근 매매 시장이 위축된 것은 2030 세대의 '패닉바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본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규제로 발이 묶인 사이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에 놀란 무주택 젊은 층들이 그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집을 샀으나 집값 상승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강화로 이들의 매수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5일 조사 기준)는 100.9로 기준선인 '100'에 근접하며 7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뜻으로, 한동안 100을 크게 웃돌았던 매수심리가 최근 들어 계속 꺾이고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매물 건수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4만3천여건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중개업소와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이 떨어지진 않겠지만,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만 본격적인 집값 하락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을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는 변곡점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집값 급등 이후 거래량 감소 속에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소강상태 또는 숨고르기 국면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도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감소하는 등 공급측면에서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하락보다는 숨고르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집값이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평균 3%대라고 하지만 4∼5%로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대출 중단에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가 본격화되며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부동산 공약 등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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