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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명 감축안 내놓고…땅투기 근절책 못내놓은 LH 혁신안

2021-06-08 매일경제

조회 4,000 | 추천 0 | 댓글 0 | 평점:없음

LH 혁신안의 4가지 맹점

전국 신도시 택지조사업무
20명에 맡겨 현실성 없어

1725명 정규직 전환했는데
이젠 2천명 감축하라는 정부

'명퇴금도 결국 국민세금
택지개발제도 고민 없이
LH에 모든 책임 떠넘긴 꼴'

◆ 반쪽짜리 LH 혁신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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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정부가 토지 사전 투기 의혹 사태를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을 위해 인력의 20% 이상을 감축하는 등의 혁신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7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호영 기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가진 공공택지 입지 조사 권한을 국토부로 회수하고 인력도 2000명(20%) 이상 감축하는 내용의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LH 조직개편 방향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번 혁신안이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발표된 혁신안의 핵심은 △투기 재발 방지를 위한 통제장치 구축 △비핵심 기능 분산 및 인력 감축 △퇴직자 전관예우 등 고질적 악습 근절 △방만경영 관행 개선 및 엄정한 경영 평가에 따른 성과급 환수 등이다. 정부는 토지 사전 투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공공택지 입지 조사업무를 국토부로 회수하기로 했다. LH의 조직 슬림화도 추진된다. 정부는 2단계에 걸쳐 약 2000명의 인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전관예우 관행 근절 방안도 이번 혁신안에 담겼다. 단 7명이었던 취업제한 대상자가 2급 이상 직원(현재 529명)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8월에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겠다는방침이다.

정부의 LH 개편안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는 데는 크게 4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보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해 택지개발 정보를 국토부로 이관시키기로 한 결정이 과연 실현 가능하냐는 의문이다. 택지조사업무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토지가격 동향 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지역산업과의 관계를 분석해야 할 뿐 아니라 택지 개발 후 판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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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공공택지추진단 내에 공공택지조사과를 신설해 직원 20여 명이 업무를 담당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LH에서는 현재 직원 113명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 노형욱 장관은 "LH 담당 직원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원 20명이 택지조사업무를 맡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국토부 직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토부가 택지조사를 전담하는 시스템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이나 지방국토관리청 혹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조사업무를 위탁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정보 유출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둘째, 내년까지 전 직원의 20% 수준인 인력 2000명을 감축한다는 계획도 논란이 예상된다.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병한 이후 6000명 수준을 유지하던 LH 직원 수가 급증한 건 2017년 이후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당시 LH 소속 비정규직 파견근로자 172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파견근로자 중 1300여 명은 LH 자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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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앞장서 직원을 늘리라고 압박하다 사고가 발생하니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가 인력 감축 방안으로 제시한 명예퇴직·희망퇴직을 위해서는 이들에게 주어질 금전적 보상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늘어나게 될 LH 부채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벌충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교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더니 이제는 멀쩡한 정규직원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셋째, LH가 주도해 추진하겠다는 초유의 대규모 공급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2월 4일 발표한 서울 32만가구, 전국 83만가구 공급계획 대부분은 LH가 주도하는 공공주도 공급형식이다. LH 인력이 감축되고 기능이 여기저기로 분리되면 공공주도 공급대책이 원활히 작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작업 등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는아직까지도 'LH 주도 공공 공급'을 지장 없이 밀어붙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정부의 LH 개혁안에는 이에 대한 대책이 빠졌다.

넷째, 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직개편안은 결정을 미뤘다. 토지 부문이 돈을 벌고 주택과 주거복지 부문은 매해 적자를 내는 LH 내부구조상 마땅한 분리방법이 없음에도 당정이 '해체 수준의 개혁' 운운하며 기대감만 부풀렸다는지적이다. LH 직원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듯한 정부 태도가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취득 제한 등 LH 직원에 대한 처벌 수준의 조치로 국민 분노를 잠재우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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